성균관이 추석명절을 앞두고 간소화한 차례상을 위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5일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위원장 최영갑)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름에 튀긴 음식, 즉 전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표준안을 공개했다.

위원회측은 “새롭게 발표한 표준안이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상차림의 기본은 가족들의 합의”라고 덧붙였다.

새 차례상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의 법칙처럼 받아들여졌던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음)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위원회는 “옛 예법을 소개하는 문헌에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하는 표현은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이같은 관행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때 지방(紙榜) 대신 사진을 쓰는 것도 허용했다. 성묘 역시 상황에 따라 차례 지내기 전이나 후 아무 때나 갈 수 있도록 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을 올리면 된다.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다. 여기에 가짓수를 늘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도 올릴 수 있다.

성균관이 이같은 내용은 표준안을 발표한 것은 차례상을 준비하는 부담으로 인해 ‘명절증후군’이란 용어가 나타나고 성차별, 세대 갈등 논란까지 벌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지난 7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례 관련 국민의식조사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차례를 지낼 때 개선해야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았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3.6%에 불과했다. 차례를 지낼 때 적당한 비용은 10만원대(37.1%) 20만원대(27.9%)를 고른 응답자가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49.8%) 정도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5~10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