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얼굴색 변함없으면 타고난 ‘주당’일까?

술을 한 모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봐도 음주에는 재능이 없는 것처럼. 과거에 비해 개선된 인식 덕분에 이런 사람들에게는 술을 권하지 않는 게 매너가 됐다. 반면 이와 반대로 술을 아무리 마셔도 낯빛에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를 타고난 음주 체질로 인식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체내 흡수된 알코올은 간을 통해 1차적으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물질로 변한다. 분해효소가 부족할수록 체내에는 독성물질이 축적된다. 이를 배출하기 위한 대사과정에서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혈관분포가 많고 상대적으로 피부가 얇은 얼굴이 특히 붉어지는 것이다.


▲ 픽사베이

알코올 섭취 후에도 얼굴색의 변화가 없거나 붉어져도 금세 본래색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이러한 알코올 분해효소가 상대적으로 많거나 알코올 섭취에 익숙해져 전보다 반응이 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실이 술을 많이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술은 체내에 들어와 독성물질이 되며 이를 분해하기 위해 대사과정에 관련한 내부장기는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분해해도 독성물질이 계속 들어온다면 이는 무의미미할 뿐이다.

과거에는 소량의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국제암연구소(IARC)는 술이 담배와 함께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라고 지정한 바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건강을 위한 적당한 음주는 없으며 건강을 위해선 소량의 음주도 유해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원장은 “과거엔 소량의 음주가 심혈관계 건강에 이득이 있다고 여겨졌지만 음주가 각종 암발생률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금주하는 것이 건강에 이득”이라며 “특히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사람들은 본인의 주량을 과대평가해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아 얼굴이 빨개지든 아니든 음주는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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