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는 생리대에 사용된 모든 원료를 용기나 포장에 표시하는 생리대 전성분 표시제가 실시되고 있다. 또 생리대 허가·신고 시 모든 구성 원료의 제조원을 기재하고 알레르기 유발 26개 성분 표시도 의무화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여전히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으며, 생리대 착용으로 인한 불편 증상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노출·독성평가와 복합위해성 평가 등 다양한 선행연구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한 민간업체(오드리선)에서 전문 연구진과 합동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 방출 및 세포실험 연구’를 진행, 유기화합물로 인한 유해성 정도를 평가하겠다고 밝혀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다년간 하버드의과대학 다나파버암연구소에서 암 및 면역질환 연구를 진행했고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 재직중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겸 오드리선 기술책임자)가 맡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 대표 유기농 생리대 6종을 대상으로 독성물질에 대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 방출 및 세포실험 연구’를 1차로 진행한 결과, 대다수 브랜드에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인 톨루엔이 검출됐다”고 밝히며 “조만간 16종의 일회용 생리대 제품에 대해 세포실험 연구를 진행, 2차 연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세포 독성 검사는 보통 80%이상의 세포 생존율을 보일 때 독성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실제로 6개의 유기농 생리대 중 몇몇 생리대에서는 세포생존율이 50% 미만으로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추가 생리대 제품 연구를 통한 2차 연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전하다고 판정받은 생리대를 사용하고도 가려움증, 생리통 등 생리 불편 증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만큼, 세포독성검사를 통해 톨루엔 등 미량의 독성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현재 주요 관심사다.
박 교수는 “생리대 파동이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생리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 시험법과 안전성 검사법에 대해 국내 기준이 미비하고 건강에 유해를 일으키는 농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여성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것에 착안, 생리대 제조 업체인 오드리선과 함께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생리대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정량적으로 분석, 고찰하고 그로 인한 유해성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세포 독성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국제 암연구기관(IARC)이 분류하고 있는 그룹1~그룹4등급 기준으로 독성물질에 대한 정확한 공개와 독성물질의 복합위해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총 12가지 유기화합물질은 크게 4개 그룹(발암물질)으로 나뉘어 검출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항목은 디클로로메탄(그룹2A), 헥산, 클로로포름(그룹 2B), 벤젠(그룹1) 트리클로로에틸렌(그룹1), 톨루엔(그룹3), 테트라클로로에틸렌(그룹2A), 에틸벤젠, 스티렌(그룹2B), 자일렌(그룹3) 등이다.
박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 당국에서 발표한 암, 선천적 장애 또는 기타 생식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 리스트인 ‘Reproductive & Development CA 65’에 의하면, 톨루엔은 여성 생식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로 등재 되어 있으며 일일 최대 흡입으로 1만3000 µg, 구강 섭취로는 7000 µg 미만으로 허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재 국내 시행 규정에 따르면 생리대에 함유된 물질 중 하나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에 대한 단순 표기만 했을 뿐, 해당 물질들이 인체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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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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