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이란 여러가지 원인들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그에 해당하는 시야의 결손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여러 원인들중에서도 안압이 가장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것이 “정상” 이라는 개념인데, 일반적으로 정상 안압의 범위는 10~21 mmHg 사이를 말한다. 그러면 이 “정상” 범위의 안압이면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 안압의 범위는, 녹내장이 없는 정상인들의 안압을 살펴보았더니 대략적으로 10~21mmHg 사이의 범위 안에 분포하고 있기에, 이 수치를 정상 안압이라고 지칭을 하는 것이며, 안압이 21이 넘는다고 해서 꼭 녹내장이 발생하거나 혹은 정상 범위의 안압이라고 해서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의 시신경은 17mmHg까지의 안압을 견딜 수 있고, B라는 사람의 시신경은 25mmHg 의 안압을 견딜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두 사람에게 20mmHg 라는 압력이 똑같이 가해진다면, 정상범위안에 있는 20mmHg 이라는 수치에서도 A는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고, B는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2007년 11월부터 4개월간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에서 40세 이상의 주민 1532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역학조사를 시행하였는데, 녹내장의 유병률이 3.5% 로 나타났고, 그 중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비율이 77%로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따라서 평소에 본인의 안압이 정상범위내에 있다고 하더라고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4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번 정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이 발생하는지 관찰을 하는 것이 좋겠다.
녹내장의 진단은 안압 뿐만 아니라, 시신경유두촬영, 빛간섭시신경단층촬영, 망막신경섬유층촬영, 시야검사 등을 시행하여 진단하게 된다.
녹내장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안압보다 안압을 더 낮추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한번 손상이 된 시신경이 다시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서 진단 당시의 손상에서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어 평생 동안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시기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녹내장 치료의 목표가 되겠다.
안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약물 치료가 있고, 그 외에 레이저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여 목표 안압에 도달하는 경우 그 약으로 평생 지속 치료를 시행 받게 되며, 약물치료를 하는 중에도 신경 손상의 진행속도가 빠르거나 목표 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레이저 또는 수술치료를 통해 안압을 낮추기도 한다.
녹내장은 실명의 3대 원인 질환 중 하나이지만, 초기에 진단받은 경우 조기 치료 시작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또한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상태도 많기 때문에 녹내장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꾸준히 약물 점안을 통해 적정 안압을 유지하면서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email protected] -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