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겪는다.
누구나 그 경험들이 긍정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살아가다 보면 겪고 싶지 않은 일들도 겪게 될 것이고 곧 인생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아프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감기에 걸리듯이 살아가다 보면 평생 나의 상태를 좌지우지하는 마음 또한 아프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의 몸에 이상이 생기면 열을 내며 반응하듯, 나의 마음에 이상이 오면 그 또한 신호를 보낼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기침, 발열 등과 같은 여러 증상들을 겪게 된다. 마음의 병 또한 같은 맥락이다. 마음이 아프면 그에 따른 증상을 겪을 것이다. 우울증이라면 의욕을 잃거나,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밥을 잘 먹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내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에 따른 증상일 뿐, 나를 정의 내리거나 지배해버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종종 이성을 마비시켜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살아가며 겪을 수도 있는 한 현상이라고 바라본다면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강구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신체적 안위의 위협은 정신적인 불안을 일으킨다. 2020년의 끝자락을 살아나가고 있는 우리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 마스크 뒤에 가려진 얼굴처럼 우리의 마음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나의 마음을 관리하는 것은 몸을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습관처럼 베인 행동들은 결국에 차곡차곡 쌓여 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필자가 항상 미술치료를 하기에 앞서 묻는 질문이 있다.
오늘 아침 나를 위해 한 세가지 행동에 대해 떠올리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바로 세가지를 떠올리는 내담자들은 드물다. 오늘 아침 나를 위해 한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 등 하루에 아주 짧은 순간만이라도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행동들은 분명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큰 마음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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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지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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