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본‘성형’성(本性形性)] 3차 의사 총파업 백서

의사 파업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성형외과 의사가 보험 진료도 거의 안 하면서 무슨 파업에 관심이나 있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사실 그 누구보다 보수적(?)이고 의료계에 관심이 많은 곳이 성형외과 전문의다.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짧은 지면에 세세한 합의 문항에 대한 것을 담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외하고 담론만 얘기하고자 한다.


▲ 아이호 성형외과 박병호 원장


정부는 코로나 국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당연하다. 강력한 중앙 통제를 통한 코로나 바이러스 제어는 필수적이었다.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기 통제를 못한 부분과 아직은 평가하기 이름에도 불구하고 나의 중간 평가는 그렇다. 큰 두 가지 틀, 사망자와, 경제 상황을 같이 봐야 하는데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도 열심히 했지만 일선이 가장 중요하다. 일선에서 코로나를 막은 것은 의료진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 인력이 최대 공신이다.


한국인 특유의 위기 상황에서 빛나는 이타적 정신과 행위로 지금까지는 막을 수 있었다. 근데 세상에 공짜가 있나?


어느 순간 의료계는 뒤통수 아닌 뒤통수를 맞게 되었다. 정부는 협상 테이블 또는 공청회 한 번 없이 새로운 의료법을 시행하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전문가 단체를 배제 시킨 것이다. 물론 그동안 서로의 불신으로 인해 그렇게 행동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일방적인 행위에 의해 소통이 단절되고 이후에는 힘겨루기 형태로 가기 때문에 정부는 그렇게 해선 안됐다.

게다가 지금까지 의료진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지 않았나. 배신(?)의 정점에는 의사와 간호사의 ‘갈라치기’ 언급이 있었다. 그로 인해 정부 입장에서 다시는 선의에 의해 의료진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요구하지 못 하게 된 것이다. 임시 의료 시설 혹은 기존의 하드웨어 같은 경우는 당장 국가 권력으로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시스템인 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 한다. 앞으로 어떻게 의사들에게 말할 것인가.

의사들도 코로나 기간 동안 희생한 것은 정말 훌륭하지만 그 전에 정부와 신뢰를 쌓지 못 한 건 잘못했다. 심지어 심각한 실수를 벌인 의료진을 보호하는 모습은 자정 기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자정 기능을 잃게 되면 외부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이번 파업의 내부적 모습은 볼썽사나웠다. 자중지란(自中之亂)이다.  

젊은 전공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선배 의사들의 짐을 대신 떠안고 고생을 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움이 있다면 절차적 정당성을 좀 더 갖추었다면 더 매끄러운 상황이 됐을 것이라 조언을 해주고 싶다.

2000년, 2014년, 2020년 파업 중 그나마 국민의 지지(?)를 얻었던 게 이번 파업이 아닐까 싶다.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돼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명분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파업을 할 때마다 의사들이 환자를 볼모로 밥그룻을 챙긴다고 프레임을 씌웠다. 하지만 명약관화 의사는 정부를 상대로 파업을 한 것이다.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고 진행한 절차는 한참 후에 그 대가를 치루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안타깝게도 정치인들이 정치적 수사로 다르게 해석하려고 하지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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