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손저림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증상이 가볍고 일시적이라면 경과 관찰을 해볼 수 있겠으나, 특정 부위에 불편감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혹시 신경계 질환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을 해보는 것이 좋다.

경추의 협착증이나 디스크 탈출 등이 원인이 되어 팔과 손으로 내려오는 말초신경의 뿌리를 압박해서 상지가 만성적, 반복적으로 저리고 힘이 빠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경추의 문제가 없이도 손저림을 유발하는 흔한 질환이 있다. 바로 ‘손목터널증후군’ 이다.

손목에는 수근관이라는, 일종의 터널과 같은 공간이 있다. 이 공간 안쪽으로는 여러 힘줄과 정중신경이라는 말초신경이 지나간다. 이 수근관 공간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주변에 종괴 등이 발생해서 정중신경을 누르게 되면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며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신경의 압박이 경미한 경우, 약간의 저림만 느끼게 된다. 주로 손바닥부터 2-3번째 손가락 주변으로 저리며, 특히 야간에 저림 때문에 깨기도 하고 손에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손목터널 증후군이 진행할 수록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심해지고 손에 힘이 빠져서 일상적인 동작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손의 근육이 위축이 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손목터널증후군의 위험성이 높을까?

반복적으로 장시간 가사노동을 하거나 손목에 부담이 되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 손목터널 증후군이 서서히 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환자들 중 대다수가 가사노동을 지속적으로 해 온 중년 여성들이 많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며 손목과 손의 과사용에 의해 이 질환이 젊은 사람 사이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 외에도 비만, 노화, 당뇨가 있는 경우 더 흔하게 발생하며,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손목 근처의 외상, 골절, 종괴 등에 의해서 정중 신경이 압박을 받는 경우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에 의해 그 원인을 제거해 주어야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진찰, x-ray 검사 및 초음파, 신경전도검사등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일단 진단이 되면, 증상을 경감해주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손목터널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자세 및 동작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고, 수근관 내의 스테로이드 주사도 도움이 된다. 경미한 경우는 이것만으로도 증상의 호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고, 위의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근관을 넓혀주어 신경의 압박을 완화시키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과 손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많이 써야 한다면 전용마우스나 보호패드등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손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