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본‘성형’성(本性形性)] 겨울날 성형외과는 매일 바쁘다

성형외과는 겨울이 성수기다. 성수기에는 많은 분들이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시고 상담을 위하여 방문을 하신다. 병원을 100% 예약제로 운영 하기 때문에 번잡하지 않고, 하루를 계획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 직원들도 좋고 나도 좋고 환자도 좋다. 일석삼조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 박병호 아이오 성형외과 대표원장


그런데 꼭 10 명 중에 한 두 분은 안 나타나신다. 미리 연락 주시는 건 고마우시고 시간 지나서 연락이라도 받으면 감사하다. 하지만 연락도 안 받고 그냥 안 나타나는 건 무시 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적잖이 많은 생각에 빠진다.


인터넷에 안 좋은 소문이 도나? 오는 길이 많이 막히나? 다른 병원 상담이 마음에 들어서 안 오시나? 직원들 응대가 별로였나? 게다가 한 사람 당 평균 소요되는 시간이 30 분 정도이기 때문에 여러 의미에서 손해도 입는다.


적잖이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렇다면 오버 부킹을 해야 하나? 항공사 같은 경우에는 오버 부킹 잡는다고 알고 있다. 심지어 호텔도 그런 곳이 있다고 듣긴 했다. 왜냐면 사람들이 으레 몇 퍼센트(%)는 노쇼(no show) 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 최선의 방법은 아마도 내가 의학적 권위를 갖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당연히 오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의사가 되면 그런 일이 적을 것이 아닌가. 혹은 시스템적으로 되도록이면 오게끔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그런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다. 있다고 하더라도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란 게 100%가 어디에 있나. 어떠한 이유에서건 당연히 일정 수의 분들은 못 오신다.


반대로 진료가 길어져서 다른 환자분들께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의사랑 환자와의 간극이 분명히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의학적으로 완벽하고 작품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환자는 불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좋아하시지만.


하여간 원장의 응대가 별로이거나 직원들의 사소한 행동 혹은 결과의 불만족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얘기하시는 분이 계신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진료가 밀리게 된다. 또 어떤 경우에는 본인 얘기를 엄청 길게 하시는 분이 계시다.


가령 시댁에서 스트레스 받은 얘기를 하시거나 집안에 큰 우환이 있어서 급속도로 노화가 된 분들이다. 눈물을 흘리시면서 얘기를 하시는데 중간에 끊기가 참 그렇다. 일단 환자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게 내 일이지 않는가.


결국에는 이런저런 생각들과 병원 운용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방법을 생각해보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왜냐면 내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환자분들이 손해 보는 경우도 분명히 발생한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사람 마음을 헤아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한 일인가. 여유 있게 예약 잡아드리고 환자 분이 안 오시면 그냥 안 오시나 보다 라고 생각하련다.


어차피 손해 보는 인생이라 그러질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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