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돈의 한방톡톡] 민감성 피부에 1일 1팩, 괜찮을까요?

최근, 마스크팩 사용 후 접촉성 피부염이나 지루성피부염이 악화돼 오시는 환자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한두 번 팩을 했을 때는 피부가 촉촉하고 매끈해진 것 같았는데, 사용빈도를 높여 1일 1팩을 하니 갑자기 피부에 염증이 심하게 올라왔다고 호소합니다. 처음에는 문제 없이 사용했던 팩이 왜 갑자기 문제를 일으켰을까요?

우리는 마스크팩의 구성 성분과 원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구재돈 경희샘한의원 원장

화장품의 구성은 단순하게 보면 수성 성분과 유성 성분을 혼합한 것으로 피부에 유수분을 공급합니다.

유성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상태를 ‘워터 인 오일(Water in oil)’이라 하고 크림 제형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수성 성분이 많이 함유된 상태를 ‘오일 인 워터(Oil in water)’라고 부르며 스킨토너, 앰플, 마스크팩이 이에 해당합니다.

마스크팩은 ‘오일 인 워터(Oil in water)’로 앰플과 거의 동일한 수성 성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스크팩의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코튼, 하이드로겔, 바이오 셀룰로오스 등의 다양한 시트가 있고 그 안에 정제수, 글리세린, 보존제가 함유돼 있습니다. 그리고 화장품 성분을 피부 내로 잘 유입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필렌글라이콜 같은 인핸서(Enhancer)와 기능성을 갖는 특정 영양성분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국 마스크팩은 앰플과 같은 화장품을 바르고 시트팩으로 덮어서 밀폐 요법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유성성분이 많은 화장품의 경우라면 트러블이 생길 수 있지만, 수분으로 가득한 마스크팩이 무슨 문제가 될까요? 예상 외로 마스크팩의 문제는 풍부한 수분에 있습니다.

마스크팩은 피부의 수분보존을 위해 시트팩을 덮어 수분을 공급하고 증발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시트팩과 접촉한 피부는 유수분 밸런스가 강제 조절될 우려가 있습니다.

피부 장벽 구조는 각질층과 그 사이를 채워주는 세라마이드나 스쿠알렌, 지방산 등으로 구성돼 있고, 수분을 머금고 있습니다. 피부 장벽은 유수분 밸런스를 이루며 유지가 되기 마련인데, 강제로 공급된 수성 성분으로 인해 이 균형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마스크팩을 자주 사용하면 발생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 마스크팩 사용으로 수분을 장시간 공급하게 되면 유수분 밸러스가 깨지면서 유해세균이 살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세균층의 균형이 깨지면서 여드름이나 모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이유로 마스크팩의 사용시간은 대체로 20분을 넘지 말아야 하고, 사용법에 명시된 사용시간을 반드시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무너진 피부 장벽을 통해서 마스크팩 내의 영양물질이나 인핸서(Enhancer), 보존제, 방부제가 유입되면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우려가 있습니다. 기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양성분을 많이 넣었다고 홍보하는 것이 화장품 마케팅입니다. 하지만 전성분이 많을수록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것이죠.

마스크팩을 선택할 때, 가격이 너무 저렴한 제품보다는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선에서 전 성분이 20가지를 넘지 않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과유불급한 마스크팩, 과연 누가 사용하면 좋을까요?

레슬리 바우만 박사는 피부 유형을 4가지 타입으로 나누었습니다.

지성과 건성, 민감성과 저항성, 색소침착형과 비색소침착형 그리고 주름형과 탱탱한 피부를 분류를 했습니다. 마스크팩의 경우 대체로 피부가 민감하지 않은 저항성 피부에서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민감성 피부에서 마스크팩 같은 제형의 화장품은 피부 장벽의 균형을 깨서 피부염을 급격히 악화 시킬 우려가 높습니다. 피부염이 없고 건강한 피부라는 조건하에서 건성피부, 주름이 많은 피부 유형에게 마스크팩 사용이 가장 좋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민감하고 여드름인 피부를 마스크팩으로 가꾸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로션이나 크림, 앰플 제형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스크팩에 대한 이해 없이, 민감성 피부에 1일 1팩을 한다면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 트러블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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