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샘´s Diary] “보건샘은 코로나 주사 맞을 건가요?”

코로나19 예방 접종에 대한 나의 생각
- 불확실한 정보와 불안감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심잡기

요즘 사람들 간의 최대 이슈는 코로나 예방주사 접종 여부다. 특수학교 교직원과 보건교사 및 돌봄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우선접종 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우선접종 희망자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 권오윤 서울도솔학교 보건교사


처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왜 보건교사만 먼저 접종을 해주느냐?” “다른 일반교사들도 학생들과 밀접접촉 하는데.. 일반교사가 먼저 접종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 라는 볼멘 소리였다.


물론 모두 다 동시 접종이 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렇지 못한 현실에 어쩔 수 없음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동안 시간이 지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접종에 호의적이었다. 행여 “접종에 제외가 되지 않을까?” “내가 맞을 백신이 없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 하면서, 빨리 접종을 받으면 코로나19가 하루라도 빨리 끝날 수 있지는 않을까 희망을 걸면서 말이다.


그러나 곧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1건 발생, 혈전 발생, 사망…갖가지 백신 부작용 보도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접종 희망자 수요조사를 하는 동안 분위기는 차가웠다. 접종희망률은 현저히 낮았다.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백신에 대한 공포가 더 컸다. 미디어를 더 잘 접하고, 검색을 더 잘하는 젊은 층에서 접종희망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일일이 찾아서 묻지는 않았지만 보건실을 찾아와 공포감을 표현한 사람들의 말들을 종합해 보면, 단 하나의 단어가 나왔다.


불임이었다.


지난 2월경 모 백신에 대한 괴소문이 젊은 사람들의 접종희망을 낮춘 것이다. 거기에 혈전에 대한 공포까지 더해졌던 것이다. 이미 보도를 통해 불임에 대한 보도는 가짜뉴스였다는 것이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부작용과 공포에 대한 잔상이 계속 남아있는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접종희망을 조사할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보건샘은 코로나 주사 맞을껀가요?” 였다. 만약, 내가 맞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그렇지 의료인도 못 믿는 백신을 우리가 어떻게 믿겠냐?’ 라고 생각할 기세로 내 눈을 뚫어지게 보며 말이다.


사실 나 또한 백신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주변에 백신 접종 경험이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도 있었다. 백신을 맞고 난 후 부작용은 어떠했냐고…그리고, 갖가지 뉴스를 검색하고 읽으며 나름의 가치관을 정하였다.


“맞아야죠. 저도 무섭긴 해요. 하지만, 학생들이 백신접종 대상자가 아닌 이상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선 우리가 맞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 맞지 않으면 12월 이후로 밀리는데, 그때까지 조금만 몸 컨디션 떨어져도 불안해 하면서 일하고 싶지는 않아요. 또, 맘 편하게 목욕탕도 가고 싶어요.”라는 대답을 준비했다.


거기에 누군가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이야기 하면, “백신 부작용은 다른 백신에게도 있어요. 우리가 어렸을 적 맞았던 MMR이나 DPT 백신도 다 부작용이 보고된 백신이에요. 혈전이 보고 됐지만, 국내에서 한 두건 정도잖아요. 어차피 연관성도 없다고 하고요. 그리고 코로나라는 병이 원래 혈전이 잘 생기게 한 대요. 얼마나 강력한 바이러스면, 백신 부작용이 그렇게 나오겠어요? 그러니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는 백신 맞아서 면역력 만들려구요 저는.” 이라고 말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누가 시켜서는 아니고, 이 병에 맞서 싸우는데 힘을 보태기 위한 어떤 의무감 때문이었다. 일선에선 방학을 이용해 선별진료소에서 봉사하는 선생님도 계셨다. 내 시간을 내 돕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렇게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1. 집단면역 생성의 필요성

2. 접종 후의 이득

3. 접종 미희망시의 불이익

4. 백신 부작용의 공포는 과도하게 확대된 것이라는 사실을…학구적이지 않지만, 일선에서 불안감에 떠는 주변 사람들을 접해야 하는 나로서는 중심을 잡고 쉬운언어로 거부감없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아직도 조금만 열이 나도 집으로 가야 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있고, 많은 학교는 전교생 등교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매일 아침 발열체크를 해야 하고, 급식도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서 먹어야만 한다. 마스크는 교실에서 절대 벗어선 안돼서, 이미 친구들의 표정과 선생님의 표정을 본 지 오래인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추억을 하루라도 빨리 선물해 주고 싶다.


나는 보건교사로서 방역수칙 준수와 솔선해 백신접종을 받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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