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눈 떨림 주제에 이어 이번에는 얼굴 떨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누구나 겪어보았을 법한 흔한 눈 떨림인 ‘안검근 파동’과 다르게 눈과 입과 코 주변 근육이 함께 떨리는 증상이 있다. 이런 경우는 ‘반측성 안면경련’이란 병의 가능성이 높으며, 어쩌다 한번씩 나타나는 안검근 파동과 비교 했을 때 증상이 규칙적이고 일관적이다.
안검근 파동은 눈꺼풀이 간헐적으로 파르르 떨리는 것인데, 반측성 안면경련은 눈과 입 주변의 근육이 조이듯이 수축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눈 깜빡임이 발생하고, 코와 입을 씰룩거리게 된다. 말그대로 ‘경련’이 얼굴 근육에 발생하는 것이다. 증상은 주로 편측 눈에서 시작되며, 처음에는 눈 깜빡임이 잦아지다가 이후 증상이 진행돼 같은 쪽 입 주변의 근육도 위로 끌어당기듯이 수축하게 된다. 심할 경우 눈 주변의 근육의 수축으로 눈을 뜨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부분이 편측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안검근 파동처럼 어쩌다 한번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지속적이다. 또한 수면 중에도 경련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더욱 심해지며, 특히 낯선 사람과 마주하게 되면 얼굴의 경련에 대한 긴장감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기도 해 심하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질환 자체는 아주 흔한 것은 아니지만,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조금 더 자주 발생한다.
반측성 안면경련이 의심되는 경우, 안면신경을 자극하는 뇌의 병변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안면신경은 뇌의 일부인 ‘뇌간’이라는 곳에서 나오는데, 이 신경 주변에 안면신경을 자극하는 종괴가 생겼는지, 혹은 주변을 지나가는 뇌혈관이 신경을 압박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MRI와 같은 검사가 유용하다. 영상 검사에서 원인 병변이 확인 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반측성 안면경련의 치료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떨림을 억제해주는 경구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뚜렷한 효과가 없고 지속적으로 복용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주사를 경련이 발생하는 얼굴 근육에 국소 주사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경구약보다 효과는 뛰어나지만, 보톡스의 효과는 보통 3~6개월정도만 지속돼 이후에는 떨림이 다시 발생하므로 반복해서 맞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장기간 맞으면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근본적인 치료로는 앞서 말했듯,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병변이 있을 때 이것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며, 뇌혈관이 안면신경을 건드리는 경우엔 이 사이에 일종의 ‘쿠션’을 넣어주어 안면신경 자극을 막아주는 방법이 있다.
불행하게도, 안면경련이 발생할 지 예측하는 방법이나 혹은 예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없다. 만약 증상이 의심된다면 민간 요법 등을 찾기보다는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시기를 권한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장
[email protected] -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