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 정형외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그 8번째 이야기다. 8번째 이야기부터는 몇 편에 걸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
- 정형외과 병원에 갔더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라고 하는데 꼭 해야 하나요?
외래를 보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이라는 부담감 또는 걱정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병이 악화되어 고생하다가 더 큰 수술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인공관절 수술도 마찬가지다. 오늘 말하는 내용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고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환자 분들이 꼭 읽어보고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작성했다.
일반적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마지막 단계에 하는 수술이다. 퇴행성 관절염 마지막 단계의 대부분 환자들은 수술을 권유 받기 전에 약, 물리치료, 주사치료, 또는 관절경 등 여러가지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다. 심지어 다양한 민간요법 치료를 해 본 환자들도 많다. 최근에는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70세가 넘은 고령의 환자들도 줄기세포에 대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것일까? 수술을 안하고 퇴행성 관절염을 극복해 낼 수는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럼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란 무엇일까? 통증이 심하지 않은데 단순히 X-ray나 MRI상 연골이 닳아서 하나도 없으면 수술적인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것일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충족시키는 세가지 조건이 있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가지 조건은 첫째 방사선학 검사에서 (X-ray, MRI) 뼈를 싸고 있는 관절 연골이 거의 다 닳았거나 완전히 닳았을 때, 둘째 무릎 통증으로 인해서 일상 생활이 많이 힘들거나 불가능할 때, 셋째 나이가 65세가 넘었을 때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67세 여자 환자인데 방사선학 검사를 했더니 연골이 다 닳았다. 그런데 환자는 통증이 있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고 일상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두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70세 남자 환자인데 방사선학 검사를 했더니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환자는 일상 생활은 하는 것이 많이 힘들고 통증이 심했다. 이런 환자는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인공관절 수술보다는 다른 치료 방법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위에서 말한 3가지 조건이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는 없다. 때로는 다른 이유로 인해서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권유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병원에서 수술적 치료를 권유 받았다면 수술적 치료 이외에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는 것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시간에 수술적 치료를 받고 재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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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열 힘내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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