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계절은 여름의 한복판을 향해 달라가고 있습니다. 이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나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죠. 대부분의 습진성 질환은 여름철에 악화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 높은 습도, 따가운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는 쉽게 자극받고 때로는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악화되기도 합니다.
피부염의 입장에서 보면 악화인자로 가득한 여름이지만 더위를 피해 휴가를 가야 한다면 과연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오늘은 아토피 피부염, 얼굴 지루 피부염 등 습진성 질환이 있을 경우 여름 휴가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 등 습진성 질환이 있을 경우 휴가철 주의해야 할 요소는 높은 온도, 일광화상, 자외선 차단제, 오랜 수영을 들 수 있습니다. 흔히 휴가지로 바닷가나 계곡, 수영장 물놀이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토피나 지루 피부염이 있는 경우 수영장, 해수욕이 피부염에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우선 수영이라는 조건 자체는 피부 장벽을 쉽게 약화시킵니다. 오랜 시간 수영장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각질층의 수분이 증발하게 되고, 이때 표피 속 수분도 함께 증발하게 되어 표피 속은 더욱 건조한 상태가 됩니다. 이로 인해 유수분밸런스가 무너지게 되어 수영 후 각질은 더욱더 많이 발생하고, 들뜬 각질로 인해 피부장벽은 약화되는 것이죠.
아토피 피부염이나 얼굴 지루 피부염이 있을 경우 수영을 하게 되면 피부염이 쉽게 악화되는 이유입니다.
수영 자체도 피부염에 안 좋을 수 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소는 또 있습니다. 물놀이를 하게 될 때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도 꼭 조심해야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전신에 퍼져 있을 경우 오염물질 노출로 인해 접촉성 피부염이나 피부 자극이 발생할 경우 피부염이 급속히 악화될 우려가 높습니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해수욕입니다. 병원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할 경우 피부염 진정 방법으로 멸균 식염수팩(wet dressing)을 시행하거나, 염분 농도 4∼35%로 조절한 용액을 피부에 도포한 후 자외선을 조사하는 방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때 피부염 진정용으로 NaCl을 이용하지만 이것은 흔한 소금물이 아닌 정제된 생리식염수입니다. 반면 바닷물의 경우는 생리식염수와 달리 오염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NaCl뿐 아니라 여러 미네랄들이 함유돼 있기도 합니다.
즉, 오염물질과 바닷물에 함유된 여러 항원문질들로 인해 피부염이 자극받을 우려가 높은 것이죠. 이런 이유로 물놀이의 경우 바닷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계곡이나 풀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영아 아토피가 있을 경우 휴가철 주의해야 할 사항 중 흔히 간과하는 것은 세균감염입니다. 영아 소아 아토피의 경우 2차 감염에 매우 취약하고 특히나 세균이 쉽게 발생합니다. 흔히 농가진(Impetigo)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농가진은 황색 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이 주 원인균이나 화농성 사슬알균(Streptococcus pyogenes)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서 호수나 계곡 등지에서도 감염될 우려가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아 아토피의 경우 살균, 소독, 정화가 잘 이루어진 실내 수영장이 보다 안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피크 시즌을 맞이하는 대규모 워터파크의 경우 수질관리에서 취약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비록 실내 수영장이라 하더라도 물놀이 중간중간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해주어 피부 겉 세균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아토피나 지루 피부염이 있는 경우 최적의 휴가지는 어디일까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이 있을 경우 해수욕이나 수영은 안 좋은 경우가 많으므로 바다가 아닌 곳이 좋습니다. 또한 온도가 높은 환경은 높아진 피부 겉 온도를 더 높이게 되어 가려움, 해면화, 홍조 등을 가중시킵니다.
그러므로 시원한 환경의 내륙의 휴가지가 최선입니다. 산이나 계곡 등 시원한 자연환경이 가장 좋습니다. 대체로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의 경우 최적의 휴가지는 산림욕장처럼 숲이나 계곡이 가장 좋으며, 여름에도 온도와 습도가 쾌적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대관령 등지의 고산지역이 매우 좋습니다.
여름은 그 자체로 아토피 피부염, 지루 피부염을 관리하기 가장 힘든 계절입니다. 더운 날씨, 높은 습도, 강렬한 자외선 등등 무엇 하나 피부염에 좋은 것이 없습니다. 가족 중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이 있다면 위에서 살펴본 주의사항들을 꼭 체크하고 휴가를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요소들로 인해 즐거워야 할 휴가가 피부염으로 신음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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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돈 바른샘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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