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로 맞은 뒤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차 접종’ 시 높은 수준의 항체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는 백신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수도권 지역 의료기관 10곳의 의료인 499명을 대상으로 백신 효과를 비교·연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AZ 백신을 2회 접종한 199명,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200명, 1차로 AZ 백신을 맞고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100명 등을 대상으로 항체와 변이 바이러스 무력화 정도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백신을 한 차례 맞은 뒤 중화항체가 생성된 비율은 96% 이상이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로 AZ 백신은 1차 접종 후 중화항체 생성률이 96%, 화이자 백신은 99%로 집계됐다.

백신을 두 차례 맞았을 때 중화항체 생성률은 동일 백신과 교차 접종 모두 100%다. 다만 중화항체의 양을 측정한 결과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화이자 백신을 맞은 교차 접종군에서는 중화항체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접종군에 비해 6배 높았다”며 “화이자 백신 2회 접종군과는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교차 접종군과 동일한 백신 접종군 모두 영국 유래 ‘알파형’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은 감소하지 않았다. 중화능이란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중화능이 감소하면 그만큼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델타형 변이를 비롯해 베타·감마형 변이에 대해서는 중화능이 2.4∼5.1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백신을 접종했거나 교차로 접종한 대상군에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교차 접종군의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서 (2020년 초 국내에서 분리한) 표준주 대비 3.4배 중화능이 감소됐다”면서도 “화이자 동일 접종군 및 아스트라제네카 동일 접종군에 비해서는 중화능이 높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차 접종을 하면서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을 때 보고된 이상반응은 AZ 백신을 두 차례 맞았을 때보다 많았으나 화이자 백신을 동일하게 접종할 때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