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했을 때 바늘로 손 따기, 정말 효과 있나요?

추석은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 체증이 쉽게 발생하는 시기다. 연휴 기간의 특성상 약국과 병원이 열지 않아 제때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제가 없을 경우, 많은 이들이 ‘체했을 때엔 바늘로 손을 따라’는 내용의 민간요법을 떠올릴 수도 있다. 과연 이 요법이 효과가 있을지, 양·한방의 의견을 알아본다.


16일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했을 때 손을 따는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픽사베이

오 교수에 따르면 소화가 안 되는 건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자율신경계의 변화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손을 바늘로 찔러 자극을 줬을 때, 이 행위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장의 운동을 유발해 소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반덕진 덕진사상한방체질 원장 또한 속이 불편할 때 바늘로 손을 따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반 원장에 따르면 이 요법은 한의학적 치료법으로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반 원장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결과를 같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두 전문가 모두 다 같은 효과를 볼 순 없을 거란 의견이다.

반 원장은 “혈압이 높은 사람은 피를 내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고,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순간적으로 쇼크를 받을 수 있다”며 “해당 요법은 간단하게, 강한 자극을 주지 않는 정도로만 따라하되 장염 등의 다른 증상이 있을 시 내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위와 다른 의견도 있다.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가정의학과 원장은 “의학적으로는 특별히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검은 피가 나오면 체기가 해소된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려운데, 이는 정맥혈이 원래 검은색에 가까운 검붉은색이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효과의 연관성을 추론해보자면 통증 유발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옮겨 진통원을 흩트리는 효과일 수 있다”고 추론하면서 “과학적이나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으며 체증으로 불편하다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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