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확진된 후, 기침과 어지럼증, 설사…, 그리고 쓰레기 지옥에 갇혔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은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폐렴 등 호흡기 감염증, 가래, 인후통, 설사 등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한 번 터지면 멈추기 힘든 기침과 가만히 있어도 나타나는 어지럼증, 그리고 뭘 먹어도 설사를 하는 것이었다.
확진이 된 다음 날, 이 날 하루 무려 다섯 번의 설사를 했다. 죽을 먹어도, 커피를 마셔도, 나중엔 물만 마셔도 여지없이 쏟아냈다. 어지럼증 때문인지 구토 증세도 이어졌다. 간혹 몸에 열이 오르는 발열 현상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불편한 건 약을 먹어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집에 쌓여가는 쓰레기는 난감했다.
1인가구이기 때문에 뭐라도 먹기 위해선 배달이 유일했다. 처음엔 죽 같은 음식을 배달 시켰지만, 나중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떨어져 유명 배달 플랫폼의 O마트 서비스를 이용했다. 서울에 살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고 자정까지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을 해 주는 시스템. 참으로 편리한 세상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쓰레기만 제때 버릴 수 있었다면 쭉 편리하다고만 생각했을 거다.
나갈 수 없으니 쓰레기를 버리고 올 수 없었다. 또, 자가격리자의 쓰레기 배출은 소독이 필요하다는 안내문의 내용에 따라 함부로 집 밖에 내다 놓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격리 전부터 웬만큼 채워져 있던 20ℓ짜리 쓰레기봉투는 격리 1일차 만에 꽉 찼다. 새 쓰레기봉투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쓰레기를 제조하는 기계가 된 것 같았다. 기본적인 생활 쓰레기는 물론 코가 나올 때, 코가 막힐 때 쓰는 휴지만 해도 뭉텅이씩 나왔다.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필요한 배달 용기들도 처치곤란이었다.
재택업무를 할 때 필요한 커피, 죽을 포장한 용기, 자잘한 반찬 포장 용기, 하물며 생수마저 다 마시면 빈 플라스틱만 남았다. 늘 반가웠던 택배가 불청객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택배 박스와 비닐 포장지 등이 좁은 원룸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쓰레기 문제를 시작으로 하나 둘 곤란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음 문제는 ‘약’이었다. 최초 받은 3일치의 약이 다 떨어져가고 있었다. 1인가구인데다 동네친구도 없는 터라 부탁을 할 사람도 없었다.
‘이게 혼자 사는 서러움인가’ 싶던 차에 일반관리군 재택치료 안내문 속 ‘전화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하루 한 번 증상 관련 전화가 가능하고, 대면진료가 필요할 경우엔 도보나 개인차량, 방역택시를 활용할 수 있었다. 전화 상담의 경우엔 동거인, 혹은 약국에서 배송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남은 격리기간이 평안하게 지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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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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