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착용하는 속옷 브래지어와 가슴 건강에 대한 속설이 많다. 실제로 브래지어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 수면 중에는 착용을 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나아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견도 볼 수 있다. 과연 브래지어는 여성 가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까?
브래지어가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1995년 미국의 인류학자 시드니 로즈싱거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미국암학회는 2007년 이 주장을 ‘루머’로 분류했다. 이유는 그의 주장에 근거가 없고 통계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다양한 연구에서 브래지어 착용과 시간, 시기가 유방암 발생과 크게 관련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브래지어 등의 속옷 착용 그 자체보다 보정속옷, 잘못된 사이즈의 속옷 사용이 혈액순환과 체형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유행했던 보정 속옷은 몸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어깨 끈이 조여 목과 등에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특히 몸을 조이는 밴드 부분은 어깨를 구부러지게 하는데, 이로 인해 머리만 앞으로 내민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돼 ‘일자목증후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자목증후군은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목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사이즈에 맞지 않는 속옷도 건강상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은 사이즈의 속옷을 입을 경우, 가슴을 압박해 혈액 및 림프 순환이 방해되고 이로 인해 짝가슴, 퍼진 가슴 등 가슴 모양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어깨 끈에 압박이 집중되면서 어깨 통증이 나타나거나 갈비뼈가 눌려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큰 사이즈의 속옷도 문제다. 가슴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척추와 어깨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 장시간 불균형한 자세를 취하면 심할 경우 척추변형으로 인한 통증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경선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속옷이 몸을 오래 압박하는 경우 신체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해 혈액이 정체돼 있는 현상인 어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잘못된 속옷 선택은 소화불량, 척추 변형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입었을 때 몸이 편하고 자신의 신체에 딱 맞는 사이즈의 속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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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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