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손목건초염을 주의해야 한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손목건초염 환자는 지난 5년 동안 매년 10만명이 넘는다. 특히 2021년에는 전년에 비해 6000명 가까이 증가한 12만 7090명이 손목건초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근골격계 질환은 여름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통계를 보면 겨울철에는 환자가 감소했다가 6·7월경에 환자 수가 급증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이 시기가 장마철과 겹쳐 기압이 낮아지는데다 휴가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손목건초염은 손목협착성 건막염 또는 드퀘르벵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하며, 손목 힘줄에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엄지와 손목은 두 개의 힘줄로 이어져 있으며, 이 힘줄은 다시 막(건초)으로 싸여 있다. 엄지나 손목을 과도하게 쓰면 힘줄과 건초가 마찰해 붓고 염증이 생긴다.
손목건초염의 증상으로는 엄지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손목을 눌렀을 때 생기는 통증이 대표적이다. 또한 건초 부위가 붓는 종창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마찰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손목건초염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흔히 핑켈스타인 검사가 쓰인다. 이는 엄지를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는 형태로 주먹을 쥔 후 손목을 아래로 꺾는 동작인데 이 자세를 취하면 손목의 힘줄이 긴장하게 된다. 이때 손목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손목건초염의 환자군으로는 손을 많이 쓰는 주부나 컴퓨터 업무가 잦은 직장인이 대표적이다. 골프, 뜨개질 등 엄지를 많이 쓰는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도 자주 발병한다. 특히 출산을 겪은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실제로 2020년~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여성 환자 수는 각각 8만7895명과 9만1333명으로 각각 3만3391명과 3만5757명인 남성 환자보다 3배 많았다. 여성 환자 중에서는 가사 노동으로 손목에 피로가 쌓이는 50대 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일반적인 산모 연령대인 30대 여성이 그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손목건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픈 손을 쓰지 않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손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사용 전 엄지 스트레칭을 해야한다. 단, 통증이 생길 정도로 강도가 높거나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부드럽고 가벼운 운동이 권장된다.
손목건초염의 치료 방법은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을 구분된다. 수술이 필요할 때는 건초를 절제하지만, 보통은 비수술적 요법인 온찜질이나 안정, 파라핀 찜질,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힘줄이 약해지거나 감염 저항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주사가 주목받고 있다.
PDRN은 송어와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분리한 DNA분절체인 무항생 · 비스테로이드제 성분의 약제로 질환 부위에 주사로 투입한다. 몸 속에 들어온 PDRN은 세포 수용체와 결합한 뒤 손상 부위에 미세혈관을 만들어 조직을 재생시키고, 섬유성 결합조직의 주 구성체인 섬유아세포를 증식시켜 염증을 가라앉힌다.
실제로 지난 2021년 5월 SCIE급 국제 의학 전문 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게재된“PDRN은 힘줄 또는 인대 통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가?” 논문에 따르면, PDRN 주사는 힘줄 또는 인대 질환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2018년 SCIE급 학술지인 ‘통증연구 및 관리’(PAIN RESEARCH & MANAGEMENT)에 실린 논문에서는 근골격계 질환인 회전근개 건병증 환자에게 PDRN 주사가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국내의 대표적 PDRN 주사제로는 2008년 식약처로부터 전문의약품 주사제로 국내 첫 허가를 받은 플라센텍스가 있다. 플라센텍스 PDRN 주사제는 통증이 발생한 근골격계는 어디든 적용할 수 있으며 손상된 조직을 빠르게 재생시켜주고 회복시켜주는데 활용되고 있다. 파마리서치가 이탈리아 마스텔리 사로부터 오리지널을 공급받아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관절전문 병원 등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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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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