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입 짧은 아이를 둔 엄마라면 가뜩이나 밥을 잘 먹지 않는 우리 아이가 식사를 더 꺼릴까 하는 걱정에 병원까지 찾는 경우도 많다.
소아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욕부진은 △식욕이 저하되고, △음식에 대한 흥미가 없으며, △심한 경우 음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방미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에게 아이의 식욕부진을 타파할 방법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1~6세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식욕부진
열량 섭취가 부족한 식욕부진 환아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아동의 식욕부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게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는 △또래보다 식사량이 적고, △식사 시간이 길며, △식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부진은 1~6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고, 주로 숟가락 먹이기 단계(spoon feeding stage) 또는 스스로 밥을 먹는 단계(self feeding stage)에 시작된다.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간식을 많이 먹는 경우에도 잘 나타난다. 증상의 시작은 비교적 완만하고 그 기간은 비교적 긴 편이다.
식욕부진 4가지 원인별 맞춤 한약 치료
한의학에서는 식욕부진 소아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유형에 따라 한약 치료를 처방한다.
▲소화, 흡수 등 비위 기능이 허약한 경우
힘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고, 대변이 풀어지며 땀이 많이 나는 경우이며 감기도 잘 걸린다. 이런 경우 이공산, 사군자탕, 삼령백출산, 칠미백출산,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향사육군자탕, 향사양위탕, 인삼양영탕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보강해줄 수 있다.
▲비위가 마르고 위음이 부족한 경우
는 식사량이 적고, 물을 많이 마시고, 피부에 윤기가 부족하여 건조한 편이며, 수면시간이 적고, 손발에 열감이 있다. 이런 경우 양위증액탕, 소건중탕 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돕고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다.
▲식적이 체내에 쌓인 경우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팽만해지며 쉽게 체하고, 트림과 구역질을 자주 하고 대변을 보기 어려워하기 쉽다. 건비환, 사황산, 보화환, 곡맥지출탕 향귤환 등의 처방을 통해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고 소화력을 도울 수 있다.
▲간과 소화기관 사이의 협응이 안되는 간비불화
조급한 성질을 보이며, 활동량이 과도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하며, 밤에 자다가 자주 깨서 우는 등의 특징이 있다. 조중탕, 통사요방 등을 처방을 통해 항진된 간의 기능과 저하된 비위기능을 정상화할수 있도록 한다.
소아도 쉽게 치료받는 전자 뜸 치료
침 치료와 뜸 치료도 활용한다. 침 치료는 주로 등, 배, 손, 다리에 있는 혈자리 위주로 시행한다. 아이가 오랫동안 맞고 있기 힘들어하는 경우 침을 놓고 자극을 준 후 바로 빼는 방법을 활용한다. 등 부위는 비수, 위수, 간수혈, 복부는 중완혈, 손은 사봉혈, 내관혈, 다리는 족삼리, 삼음교, 음릉천혈 등에 자극을 준다. 뜸 치료는 발열 기능을 가진 전자 뜸기로 중완혈, 신궐혈 등의 혈자리에 온열 자극을 준다. 전자 뜸 치료는 어린아이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식욕부진 성장 악영향, 적극적인 관리 중요
연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학령기 전 소아의 경우 약 14~50%, 학령기 이후 소아의 경우 약 7~27% 정도가 식욕부진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욕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체 상태가 허약하게 되고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데도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
장기간의 영양 결핍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영양실조, 빈혈, 구루병, 면역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으며, 저신장, 발달 지연, 행동장애의 촉발 요인이기도 하므로 과도하게 식욕이 부진한 경우,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재미 느끼도록 도와줘야
식욕부진 소아들은 위와 같은 치료뿐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와 식이지도 또한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이 중요하며 밥을 먹기 전에 고당, 고지방, 고칼로리의 간식을 먹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또한 밥을 먹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을 보며 식사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평소 음료는 귤피차를 추천한다. 귤껍질은 쓴맛으로 소화기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으며,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개선 시켜주기 때문에 차처럼 끓여서 마시면 좋다. 이와 함께 줄넘기, 농구, 달리기 등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을 주 3회 이상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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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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