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탓 아닐 수도…서로 닮은 ‘코’ 관련 질환은?

알레르기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봄이 달갑지 않다. 연신 터지는 재채기, 콧물, 그리고 꽉 막힌 코 때문에 입으로나마 겨우 숨을 쉴 수 있는 고통스러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가 막히는 증상은 너무 흔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하는데, 이와 관련한 질환을 알아본다.

비염은 콧속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알레르기나 코 내부의 구조적인 변형 때문에 발생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봄철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배설물 등 특정 물질에 대해 코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면서 부어올라 코 막힘과 함께 콧물, 재채기 증상을 동반한다.


▲ 픽사베이

이와 달리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한 코 막힘은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이 없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약물 복용이나 비염 치료 스프레이를 사용해도 코 막힘 증상이 지속된다. 비중격이 휘는 원인은 알 수 없으며 공간에 상관없이 양쪽 모두 코 막힘이 발생한다. 방치할 경우 구강호흡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수 있다.

눈과 코 주변의 공기주머니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부비동염(축농증) 역시 코가 막히는 증상이 있지만 비염과 다르다. 오히려 비염으로 인한 염증이 악화해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 발전하기도 한다. 코 막힘 증상과 끈끈하고 누런색의 콧물이 나오거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특징 증상이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생겼을 때도 코 막힘이 나타날 수 있다. 먼저 공기가 통하는 비강에 종양이 발생하는 비강암과 비강을 둘러싼 공간인 부비동에 종양이 발생하는 부비동암이 있다. 대표적으로 코 막힘, 콧물, 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처럼 비염이나 축농증의 증상이 발생하는 동시에 코피, 안면통, 치통을 동반할 수 있다. 또 종양이 눈에 침범할 경우 시력과 관련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염의 경우 염증을 치료하거나 알레르기성은 원인물질을 파악해 회피할 수밖에 없다. 혈액검사, 피부단자 시험 등 개인별 유발 요인을 파악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스프레이형 제제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만성화로 인해 부어오른 비갑개의 일부를 잘라내는 비갑개절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의 경우 선청성·후천성·외상성 기형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오래 방치한다면 급성 비염과 같은 질병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건조해진 점막에 가피가 생겨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으로 불편을 느낀다면 비점막 수축제를 사용하거나 생리식염수로 코 내부를 세척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 필요하다.

축농증은 코 감기나 비염과 혼동하기 쉬워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불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감기약이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축제 사용을 삼가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부터 찾아야 한다. 대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이후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평소 비강 내 위생관리와 염증 유발 원인을 피하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 축농증은 약물 치료가 호전이 없다면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비강과 부비동 부위에 발생하는 종양은 직업 환경과 연관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켈, 가죽 건조, 광물성 기름, 크롬, 이소프로필 알코올, 칠기, 땜질, 용접, 나무 등을 취급하는 노동자에게 발생하기 쉬우며 흡연처럼 직접적인 발암물질도 관련이 깊어 주의해야 한다. 초기 단계인 경우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진행단계에 따라 가능한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종양 발생의 특징적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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