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A씨는 세 달 전 겪은 경미한 교통사고 이후 어지럼증이 생겼다. 당시 교통사고로 생겼던 외상은 모두 나았지만 어지럼증 증상은 지속되어 주위에 괴로움을 호소했다. 20대 축구선수인 B씨도 며칠 전 경기 도중 헤딩을 한 후 어지럼증이 갑작스레 생겼다. A씨는 어지럼증에 좋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철분제 등을 복용하고 있고, B 씨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며 증상을 견디는 중이지만 호전은 안되고 있다.
스포츠 또는 교통사고로 인한 두경부 외상은 일상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크고 작은 외상은 증가하고 있으며, 다친 이후에 어지럼증 및 균형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어지럼증을 단순한 증상으로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만, 사고는 다발성이기 때문에 어지럼증 원인 또한 복합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A씨와 B씨의 사례는 외상성 어지럼증으로 분류된다. 외상성 어지러움은 두경부에 충격을 받거나 혹은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외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양상과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뇌나 균형을 잡는 전정기관의 직접적인 손상으로 인한 경우, 경추부의 손상으로 인한 균형장애, 외상 이후 심리적 문제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게 되면 몸의 여러 부위도 동시에 손상을 입게 된다”며 “직접적인 상처가 없거나 부상이 나아도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해 외상성 어지럼증은 특히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즉 외상성 어지럼증은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띤다. 외상성 어지럼증은 사고 직후에도 발생하지만 사고 이후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검사상 특이 소견이 없음에도 지속되는 만성 어지럼증이 치료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이럴 경우 환자의 괴로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외상 직후의 급성 어지럼증은 비교적 원인 규명이 수월하나, 직접적인 외상이 호전됐음에도 계속되는 어지럼증과 균형장애는 정신과적 문제로 오인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며, 적절한 원인적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균형기능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도 상당 수 있으며, 중추성 어지럼증과 말초성 어지럼증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단순한 증상적 치료보다는 정확한 원인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박 진료부원장은 “상당수의 외상 관련 어지럼증은 명확한 검사상의 이상 소견이 없고 복합적이거나 정신과적 문제가 혼재돼 있어 치료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상성 어지럼증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며 적절한 원인적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며 “약물치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재활요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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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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