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은 탓에 젊은 세대들은 당뇨병을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당뇨병은 완치하기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만큼 조기에 발견하고 체중감량 등 관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이 높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오는 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탄수화물은 위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변한 후 혈액으로 흡수된다. 흡수된 포도당이 몸에서 이용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만약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은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논문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2010년 당뇨병 환자수가 312만명임을 감안할 때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슐린저항성을 특징으로 한다.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 식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며, 1형 당뇨병은 췌장이 인슐린을 전혀 분비하지 못해 발생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2형 당뇨병에 속한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당뇨병은 더 이상 고령층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2019~2020년에는 30대 당뇨병 환자가 24만명, 40대 당뇨병 환자가 68만명으로 증가했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 과식, 고지방 음식, 당 함유량이 많은 디저트의 빈번한 섭취 등이 당뇨병 위험도를 높인다. 그 결과 발생한 비만은 몸 안의 인슐린 요구량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점점 떨어뜨리게 된다.
약한 고혈당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진단이 어렵다.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갈증으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며 체중이 빠지게 된다. 또 섭취한 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공복감이 심해지고 더 자주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신체에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 만성 신부전, 신경병증,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은 빠른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요당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거나 당뇨병이 의심이 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를 하게 된다. 당뇨병의 진단에 있어 혈당치의 기준은 공복 혈당치 126㎎/㎗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치 200㎎/㎗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당화혈색소는 공복 여부와 관계없이 검사할 수 있는 검사로 지난 2~3개월 동안의 혈당 평균치를 평가한다.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당화혈색소가 생성된다. 당화혈색소가 4~5.6%이면 정상이며 5.7~6.4%인 경우 전당뇨병, 6.5% 이상인 경우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혈당은 측정 당시의 포도당 농도만 알 수 있지만, 당화혈색소는 적혈구의 수명에 따라 최근 2~3개월 이내의 평균 혈당을 측정한다”며 “당뇨와 혈당관리 필요성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두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화혈색소 검사는 빈혈, 과다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수치가 낮을 수 있으며 최근에 수혈을 받았다면 증가할 수 있다.
홍 과장은 “당화혈색소 검사는 현재의 급격한 혈당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환자마다 기저질환, 합병증, 저혈당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당뇨 조절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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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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