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생긴 일…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응급처치법

생각만 해도 설레는 여름휴가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몹시 당황스러울 것이다. 실제로 소방청 조사에 따르면 1년 중 응급구조건수가 가장 많이 집계된 계절은 여름이다. 이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과 알맞은 대처법을 알아본다.

우리는 다양한 곳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산, 바다, 계곡 그리고 도심 한가운데까지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고르기 마련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다나 계곡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발생하기 쉬운 응급상황은 아무래도 물과 관련된 것들이다.


▲ 픽사베이  

마른 익사는 물속에서 발생하는 보통의 익사와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놀이 중 마신 물의 일부가 폐로 들어가 염증과 수축을 일으켜 질식으로 이어지기 때문. 이는 물속에서 익사하는 것과 동일하게 호흡곤란과 뇌 손상을 일으킨다.

대개 수영을 못하는 어린아이나 수영에 미숙한 사람에게서 사고 위험이 높고 갑작스런 입수, 무의식적으로 들이킨 물에 의한 기도 폐쇄 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물놀이 후 48시간 내에 일어나기 때문에 전조증상을 신속하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후두경련으로 인한 호흡곤란, 말하기 어려움, 과민성 또는 비정상적인 행동, 잦은 기침, 가슴 통증, 물놀이 후 기운 빠짐 또는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마른 익사를 의심할 수 있다. 초기 치료만으로 회복이 원활해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중요하다.

만약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해파리 쏘임 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 물놀이 중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면 해파리에 쏘였을 가능성이 높다. 자각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하며 몸에 붙은 해파리를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한다.

해파리가 피부에 붙어 있는 경우, 장갑이나 젓가락을 사용해야 하고 쏘인 부위를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씻어내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쏘인 부위가 아프고 구토, 식은땀, 어지럼증 등의 반응이 나타나면 맹독성 해파리일 수도 있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산으로 향하는 경우엔 뱀에 물리거나 벌 쏘임의 위험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폭염을 피해 도심까지 내려온 뱀에게 물리는 사고가 빈번해 꼭 산에 가지 않아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뱀에 물렸을 때는 상처 부위를 고정시키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때 독사 여부 판단을 위해 뱀의 모양새를 기억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흔히 알려진 상처 부위를 입으로 빨아들여 피를 뽑는 방법은 검증된 처치법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해선 안 된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이 피부에 박혀 있는지 확인 후 신용카드와 같은 물건으로 긁어내듯 제거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후 냉찜질로 통증을 가라앉히면서 과민반응이 발생하는지 유의한다. 만약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외 어디에서든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역대급 더위에 연일 온열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 또한 지속 증가 중이기 때문. 온열질환은 장시간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되는 일사병, 빠른 조치가 필요한 열사병, 노약자에게 일어나기 쉬운 열실신 등이 있다.

일사병이나 열실신은 서늘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통해 금세 호전될 수 있지만 열사병의 경우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온열질환들은 어지럼증, 두통, 피로, 무기력감 등의 공통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열사병은 정신 착란, 의식저하, 고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경우는 가능한 빨리 체온을 내리는 조치와 함께 응급실 방문이 시급하다.

다만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와 온열질환은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위험시간대인 12~17시에는 야외활동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 챙이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체온 상승을 유발하는 음주, 이뇨작용을 하는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과용을 피하고 만성질환자는 활동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주변의 온열질환자를 발견했다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겨 물수건과 물, 얼음 등으로 몸을 닦고 냉방기구로 체온을 내려줘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엔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 이송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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