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서 수치 지워라"…DL이앤씨 하자 은폐 의혹, 회사는 "왜곡"

▲ 한국건강신문이 제보받은 문건 중 일부

국내의 한 대형 건설사가 아파트 준공도면에서 콘크리트 두께 등 수치를 삭제하도록 내부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JTBC가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의 사내 문건을 단독 보도한 데 이어, 이 건설사를 DL이앤씨(구 대림산업)로 지목한 후속 보도가 나오면서 회사 측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당시 JTBC에 따르면 이 건설사는 일부 현장의 지하주차장 무근콘크리트 두께가 국토교통부 기준에 미달하자 "전체를 보수하려면 비용이 많이 늘어나니 현장별로 전산상 치수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했다. JTBC가 인허가 도면과 준공 도면을 비교한 결과 지하주차장·전기실 등의 콘크리트 두께 수치가 준공 도면에서 빠진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공사 측은 방송 당시 "배수 기울기 등을 고려한 업계 관행"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보도가 단독으로 나간 이후 한국건강신문에도 같은 취지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건설사가 DL이앤씨라는 주장이 담긴 제보. 제보자는 e편한세상 송도 등 DL이앤씨 시공 단지에서 외벽 균열과 누수가 발생했다며 관련 사진과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보내왔다. 제보자는 DL이앤씨 본사가 사내 포털을 통해 하자소송 대비용 도면 치수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하자 예방을 위해 만든 내부 품질교육 자료가 소송 대응용 자료로 잘못 해석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사용검사 전 표본조사는 하자를 예방하기 위한 통상적인 품질관리 과정일 뿐이며, 법원이 정하는 감정 세대를 시공사가 사전에 알거나 선별적으로 보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도면에서 수치가 빠지는 것이 하자 소송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대법원은 2014년 판결(2012다18762)에서 아파트 하자 여부를 준공도면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준공도면에 특정 수치가 없으면 그 부위의 시공 기준 자체가 확인되지 않아, 향후 하자 감정에서 입주민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게 건설·법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DL이앤씨의 하자판정률은 1.05%(하자심사 접수 190건 중 판정 2건)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 통계가 이번 의혹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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