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초기에 그 심각성을 알면서도 축소·은폐했다는 중국 정부의 기밀 문건이 공개됐다.
미국 CNN방송은 30일 중국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내부 기밀 문건을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이 문건은 익명의 중국 의료종사자가 CNN에 제보한 것으로, 총 117페이지에 달한다. 문건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지역 보건당국이 집계한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중앙 정부가 축소해 공개했고, 보건당국조차 장비가 열악해 실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주다.
CNN은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주요 사항을 고의로 숨겼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당시 당국이 알고 있던 내용과 대중에 공개한 내용이 여러 면에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건에서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문건에 따르면 올해 2월 7일 당시 중앙정부는 전국에서 247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를 5918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정부 발표치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이 외에도 문건에는 지난해 12월 후베이성의 독감 발병률이 예년의 20배 규모에 달했다는 사실을 비롯해, 정부의 보건정보 네트워크가 속도가 느려 사용에 지장이 있었다는 점 등이 적혀 있다.
CNN은 “문건에서 비효율적인 보건 체계의 모습이 드러난다”라면서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있었던 정부의 명확한 실수와 제도적인 실패의 패턴을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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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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