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64)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목사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전 목사가 특정 후보자가 아닌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것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선거운동은 반드시 특정 개인후보자의 존재가 필요하다"며 "개별 후보자를 전제하지 않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호소만으로는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이라는 선거운동의 개념을 충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 '간첩'이라고 발언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발언 사실만으로 피해자(문재인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간첩 발언은 피해자의 정치적 성향을 비판하는 의견 내지 과장으로 보일 뿐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도 전 목사가 문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비판한 의견 표명으로 보일 뿐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 불특정 △고발장 접수 전 수사 착수로 인한 표적 수사 △기독자유당 전당대회 수사 관련 불법사찰 △위법수집증거 등 수사가 위법해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는 전 목사 측 주장에 대해서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목사는 선고 직후 "수고하셨다. 대한민국이 이겼다"고 짧게 말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지난 1월 12일 사이 4·15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16년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이 확정돼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검찰에 따르면 전 목사는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와 지방에서 열린 기도회 등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확성기를 이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비롯한 자유우파정당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10월 9일 광화문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같은해 12월 28일 집회에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발언해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3월 구속 기소됐으나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이후 8월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는 등 보석 조건을 위반해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전 목사는 이날 무죄 선고로 다시 석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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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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