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한결같이 가장 먼저 질문하는 것 한 가지가 있다.
“아토피에 뭐 먹어야 해요?”
“아토피피부염에 좋은 음식이 뭐죠?”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음식관리가 먼저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탓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 장벽 관리 즉, 각질층 관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토피피부염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만성습진이 있는 피부에 알레르기반응이 더해진 상태다. 만성습진이란 피부 표면에 심한 가려움이 발생하면서 해면화 현상, 홍반, 구진, 진물, 태선화 등이 발생하고, 점차 심해지면서 전신으로 퍼지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이 관리하기 까다로운 이유는 만성습진이 있는 상태 그 자체로도 괴로운데 여기에 더해 알레르기반응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반응이란 외부 항원물질이 우리 몸으로 유입되어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켜서 염증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알레르기 물질이 유입되는 통로는 보통 3가지로 피부, 호흡기, 그리고 위장관이다. 환자분들이 아토피피부염에 뭘 먹어야 하는지, 뭘 먹지 말아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것은 바로 알레르기 반응에 한정된 것이고, 그 중에서 항원물질이 유입되는 위장관에 국한된 것을 궁금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성습진이라는 피부의 염증상태와 알레르기 물질이 피부 표면의 열린 상처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아토피피부염을 관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바로 피부 표면의 상처를 빨리 회복하게 만들고, 피부를 통해 외부의 알레르기 물질들이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피부는 표피층과 진피층, 피하지방 등으로 구성되고 있다. 흔히 피부라고 말하는 것은 피부의 가장 겉에 하당하는 표피층을 말한다. 표피층은 피부를 보호하는 작용의 핵심이 되므로 쉽게 손상받지 않도록 단단하고 치밀한 단백질 벽돌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을 brick & mortar 구조, 피부 장벽이라고 한다.
흔히 때를 밀거나 스크럽을 해서 쉽게 쉽게 벗겨 버리는 아무 쓸모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각질층이 아토피피부염에서는 외부에서 피부 겉을 감싸면서 보호해 주는 핵심 구조인 것이다. 결국 아토피피부염에서는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 관리의 핵심은 각질층을 오래 오래 보존해서 조기에 탈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분들에게 샤워 기간을 물어보면 대부분 20분~30분 이상이라고 답한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으면 늘 피부가 가렵고 상처가 있기 때문에 아주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샤워기를 통해 상처 부위를 두드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따뜻한 물로 상처를 두드려주니 편안하게 긁어주는 효과가 나다 보니 샤워시간은 점점 길어지게 된다. 샤워시간이 길어지면 각질층이 물에 불게 되고,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수압으로 인해 각질층이 전부 벗겨지게 된다.
아토피피부염을 위한 각질층 관리 방법을 다음 사항이 핵심이니 꼭 지켜보시길 바란다.
-샤워는 5분 이내로 해야 합니다.
-샤워 시 목욕 타월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말고, 손으로만 가볍게 씻으세요.
-겨울철에는 주 2-3회 정도만 전신 샤워를 해도 충분하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다면 각질층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관리의 첫 번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토피에 나쁜 음식관리를 먼저 가려 먹고, 좋은 음식을 찾아서 먹기 전에 목욕습관부터 먼저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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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돈 바른샘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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