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가고 어느새 따사로운 봄이 왔습니다. 생명이 움트는 계절인 봄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고 신체활동을 하기에 최고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봄은 피부염이 있는 분들에게는 마냥 아름다운 계절만은 아닙니다. 만성적인 피부염이 있을 경우 늘 외부적인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기 때문이죠.
흔히 봄에는 황사와 꽃가루 그리고 자외선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흔히 운동이라는 것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운동이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악회인자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지루성피부염과 운동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운동이 지루성피부염을 악화시키는지 그리고 지루성피부염의 악화 없이 운동하는 방법과 피부 예방 처치까지 살펴보시죠.
운동은 신체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에 해당합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연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인식 탓에 피부질환 환자분들도 운동에 대한 특별한 주의 없이 바로 운동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상인과 동일하게 운동을 하고 나서 피부염이 더 가렵고 따갑고 심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의문을 품지만, 나만 그런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넘어가곤 하죠. 하지만 운동이 지루성피부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만성 피부염이 있는 경우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땀을 내면 피부염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런 믿음의 근거에는 한의학적인 치료법 중 하나인 발한법에 기인한 것입니다. 감기와 같은 외감성 질환에 신온(辛溫)한 약재를 이용해 발한시키면 병이 해소되는 것이 발한법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확대해석 돼 피부에 발생한 병인 피부질환도 땀을 흘려야만 낫는다는 생각을 품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땀을 흘리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피부병도 효과를 본다는 확신이 서게 된 것이죠.
피부염이 없는 일반인들은 모를 수 있지만 아토피피부염이나 지루성피부염 등 만성적인 피부질환을 겪는 분들은 괴로운 나머지 피부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다가 어디든 한 번쯤 운동을 통해서 땀을 흘려주면 피부염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루성피부염처럼 상열성 질환에 속하는 피부염의 경우 운동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만 합니다.
지루성피부염은 두피와 얼굴에 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습진성 질환입니다. 외적으로 보이는 증상은 얼굴홍조, 가려움, 각질, 구진, 모낭염이지만 지루성피부염의 숨겨진 특징적인 증상은 다름 아닌 상열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얼굴과 두피로 열이 올라오고, 올라온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극심한 상열감이 발생합니다. 실제 지루성피부염 환자분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은 가려움이나 홍조보다 상열감입니다. 상열감이 너무 심한 나머지 수시로 올라오는 열로 인해서 대인기피증을 호소하거나 우울증까지 호소하기도 합니다.
즉, 지루성피부염은 습진성 질환 중에서 열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질환인 것이죠.
이런 상열감을 늘 품고 있는 지루성피부염 환자분들의 경우 봄철 운동 시 열에 대한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자칫 피부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체온이 상승하는 운동을 지속할 경우 두피와 얼굴로 지루성피부염이 급격히 순식간에 퍼지면서 급성 습진 반응이 발생하여 제어하지 못할 수준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루성피부염이 있을 경우 운동을 할 때 열에 대한 고려를 하면서 운동을 해야만 합니다. 우선 운동 시간을 잘 정해야 합니다. 지루성피부염이 있다면 아침 운동보다는 저녁이나 밤 시간 운동이 더욱 좋습니다. 아침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 활동을 통해 상승한 체온이 수 시간 동안 서서히 내려가게 되면서 얼굴과 두피에 피부 염증이 퍼지게 할 우려가 높습니다.
반면 저녁이나 밤에 운동을 할 경우 햇볕이 없는 환경임은 물론 낮은 기온 탓에 운동 시 체온 상승이 제한적이고, 운동 후 체온 하강도 용이합니다. 또한 운동 후 수면을 통해 자연스러운 심부 온도 하강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두 번째, 지루성피부염이 있다면 격렬한 운동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피닝이나 크로스핏 같은 격렬한 실내 운동은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광에 노출된 체로 장시간 플레이해야 하는 테니스 혹은 장거리 사이클링 등 역시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루성피부염이 있는데 운동을 했다면 후처치를 해주는 것이 피부염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가장 효과적인 처치로는 피부 표면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팩입니다. 시원한 쿨링팩을 얼굴이나 목, 두피 등에 대략 20분 정도 대주어 피부 표면 온도를 빨리 낮춰주게 되면 피부염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처치가 됩니다.
지루성피부염을 갖고 있는 분들은 봄철 운동을 할 경우 주의사항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낮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봄, 여름의 더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몸으로 과도한 운동을 할 경우 자칫 지루성피부염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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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돈 바른샘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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