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등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프로포폴과 엑스터시(MDMA)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시행한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시범사업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시료로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기 위해 이뤄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전국 57개 하수처리장을 살핀 결과 모든 곳에서 필로폰,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메틸페니데이트 등 불법 마약류가 나왔다.
프로포폴, 엑스터시, 암페타민은 20곳 이상에서, 코카인, 케타민, LSD(환각제)는 일부 지점에서 검출됐다.
다만 불법 마약류의 인구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동일한 조사를 한 호주와 유럽연합(EU)보다 현저히 낮았다. 대표적인 불법 마약류인 필로폰의 사용 추정량은 1천명 당 약 18㎎이다. 이는 호주 1천500㎎의 약 1.5%, EU 35㎎의 약 51% 수준이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천명 당 약 0.38㎎으로 추산돼 호주 약 600㎎과 EU 약 532㎎과 비교할 때 매우 낮았다.
식약처는 하수역학 기법이 폐기된 마약류의 하수 유입 가능성 등의 변수로 한계가 있지만, 국내 수사기관에 실제로 적발된 불법 마약류가 검출되는 등 사용실태 조사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사업은 그간 파악할 수 없었던 국내 불법 마약류 사용실태를 전국단위로는 처음으로 모니터링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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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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