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돈의 한방톡톡]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은?

어느덧 계절은 여름의 한 중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인해서 피부 표면 온도가 쉽게 상승하고, 그로 인해 피부염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요. 그 이유는 피부염의 발생 조건 중 가장 핵심이 피부 표면 온도의 상승이기 때문입니다.

습진성 질환에 속하는 아토피 피부염, 지루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부터 두드러기, 땀띠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피부 질환이 덥고 습한 여름에 쉽게 발생하며 그 증상이 심해집니다.


▲ 구재돈 경희샘한의원 원장


악화되기 쉬운 여름철 만성 피부염은 과연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까요?

흔히 피부염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 장벽이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방법을 정확히 모르는 채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피부염이 심할 경우 세라마이드나 천연 보습인자가 함유된 보습제를 많이 바르는 것이 피부 장벽 관리의 핵심일까요? 오늘은 피부 장벽의 구성 요소와 피부염이 있을 경우의 정확한 피부 장벽 관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피부조직은 가장 겉을 이루는 표피(epidermis), 표피 밑의 진피(dermis), 그리고 피하지방(hypodermis)과 혈관 등으로 구성이 됩니다. 흔히 피부염에서 피부의 염증이 발생하는 부위는 표피층과 진피층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은 예상과 달리 피부 속에 위치한 진피층이 아니라 표피층입니다. 피부의 가장 바깥에서 외부 물질과 각종 자극에서 피부를 보호 작용을 담당하는 곳은 0.6~1.5 ㎜에 불과한 표피(epidermis)가 더 중요하다니 이해가 안 되시죠?

표피층은 케라티노사이트(keratinocyte)라는 세포가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세포들이 단단한 각질로 성장하는 곳입니다. 표피층의 주된 역할은 어린 각질 세포가 단단한 각질층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흡수, 분비, 감각, 보호 중에서 표피층의 주된 역할은 인체를 외부로부터 방어하는 보호입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표피층은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이라는 4가지 층위를 통해서 케라티노사이트를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표피층의 가장 밑은 엄마에 해당하는 기저층이라는 곳입니다. 케라티노사이트와 멜라노사이트가 10:1의 비율로 존재하며, 각질 모세포(Keratynocyte)가 10일간 유사분열해서 유극층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유극층은 각질 모세포가 유년기의 성장을 시작하는 곳으로 풍부한 영양물질과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조직으로써 젊을수록 두꺼운 층을 형성합니다. 유극층에서 성장한 각질 모세포는 이제 성년기에 해당하는 과립층에 도달합니다.

이때부터 납작해지면서 비로소 넓은 판 형태의 각질 모양을 형성하게 됩니다. 과립층에서 각질유리과립이 터지며 필라그린 성분이 유리되고, 층판소체가 터지며 세라마이드라는 중요한 성분을 방출하게 됩니다. 이제 비로소 과립층에서 단단해지기 시작한 각질 세포는 노년기에 해당하는 각질층으로 성숙하게 됩니다. 기저층에서 생성된 세포가 각질층에 도달하여 각질을 형성하고 떨어져 나가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7~28일 정도입니다.

즉, 표피세포는 28일을 주기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흔히 피부 장벽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과립층과 각질층이라는 외부 보호막으로 이루어진 벽돌 구조인 ‘brick and mortar’ 구조에 해당합니다. 이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벽돌에 해당하는 각질과 시멘트에 해당하는 필라그린과 세라마이드라는 각질 세포간 지질이라는 보습 성분들입니다. 결국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각질을 건강하게 만드는 과정과 각질 세포간 지질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한 각질형성 세포가 만들어야 합니다. 즉, 건강한 각질 세포의 형성을 막는 요인을 줄여야 합니다. 각질 세포의 정상적인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는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 사용이 대표적입니다.

피부염이 심할 경우 단기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단백질로 이루어지는 각질세포의 형성을 막게 되어 각질은 점점 부실해져서 푸석푸석해지고 부서지기 쉬운 형태를 보이게 되고, 피부 장벽의 벽돌 구조가 무너지게 됩니다.

아울러 피부염으로 인해 거칠어진 피부라도 각질을 인위적인 제거하는 스크럽이나 필링을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세라마이드나 천연 보습인자가 함유된 보습제를 과량씩 자주 사용할 경우 지질의 외부 공급으로 인해 피부 스스로 분비해야 할 능력을 잃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보습제를 적게 바르면 건조해서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점점 더 보습제 사용량을 늘려야만 하는 피부가 됩니다.

결국 건강한 지질의 분비 능력을 잃게 해서는 안 됩니다. 겨울철보다 유분이 많이 분비되는 여름철은 불필요하게 많은 양의 보습제 사용을 자제하고 줄여야 합니다. 또한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해당하는 얼굴이나 목 부위은 몸통과 같은 건조한 부위에 비해 보습제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운 날씨와 강렬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 장벽이 손상받기 쉬운 여름철입니다. 피부염을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은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건강한 각질을 만들고 보존해야 하며, 각질세포간 지질이 건강하고 적절하게 분비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결국 피부 장벽은 화장품만 발라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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