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진자와 밀접 접촉하거나 외국에서 귀국한 경우, PCR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은 최대 14일간 자가격리를 한다. 이처럼 1회 이상 코로나19 자가격리를 한 국민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가 된 수와 비율 등에 대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아 거의 ‘깜깜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보승희 국회의원에게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전국 광역지자체 등이 제출한 ‘코로나19 자가격리 통계 및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년 6월1일 현재 누적 자가격리 인원은 205만 5140명으로 국내접촉 109만5097명, 해외입국 96만 43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4만 5865명(국내접촉 25만 3761명), 경기 54만 3986명(국내접촉 26만 6402명), 부산 13만 1399(국내접촉 8만 4755명), 인천 12만 1347명(국내접촉 6만 1488명)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일 자가격리자 현황을 보면, 2020년 2월 12일 606명(해외입국 없음)에서 2021년 6월 1일 7만 6449(국내접촉 4만 2087)으로 크게 늘어났다. 2020년 12월과 금년 4월과 5월 등은 일일 평균 7만~8만명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자가격리 위반 무단이탈은 총 2945명으로 내국인 2555명, 외국인 390이었다.
자가 격리자들에 대한 지원내역은 광역지자체별로 기준·명목이나 금액에 차이가 있었다. 서울시는 2020년 2월부터 금년 4월까지 가구당 10만원 내외 생필품 또는 현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22만 958 가구에 201억 7096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경남도의 경우(입원 포함) 2020년 7419건에 55억220만원, 2021년은 1만1397건에 91억 2915만원에 달했다. 전북도는 2020년 1월~2021년 5월 사이에 1만 1538가구에 92억 6200만원을 생활지원비로 지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국민이 200만명을 넘었으나 이들에 대한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및 분석 보고서 같은 내용을 제출한 지자체는 없었다. 특히 자가격리 중 확진된 사례에 대한 기본적인 전국 통계도 나와 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가격리자는 행정안전부 소관이고, 확진자는 질병관리청 소관이기 때문에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 숫자의 집계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통계가 부족한 것과 관련, 강대희 서울대 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장은 “국무총리실에 ‘코로나 종합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보다 쳬계적이고 심층적인 통계 및 실태 관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가격리자 대다수가 신체적 활동을 거의 못하고 우울과 불안 등에 시달리는 실정으로, 이들에 대한 건강의료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의료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자가격리자 중 확진된 경우, 역학적 특성 등을 파악해야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 통계를 내달라고 방역당국에 몇 번 얘기했는데 잘 안됐다”고 귀띔했다.
국민의 힘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인 황보승희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은 “코로나19 대응부서인 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 두 곳 중 어느 곳에도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를 파악하는 전담부서’가 없다는 점은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황보 의원은 이어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코로나19 초기에 종합통계 관련 전담부서를 운영했어야 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하루빨리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가격리자 중 확진자 비율은 지난해 한 광역단체에서 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서 50여 명이 나왔고, 최근 확진가가 늘고 있는 만큼 0.3~0.5%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온 국민이 고통을 분담한 자가격리를 통해 최소 6000명에서 최대 1만명 이상의 코로나19확진자를 거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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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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