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도 계절을 탄다? 겨울철 더 무서운 ‘고혈압’

고혈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게다가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고혈압의 위험이 커지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71만 671명으로 집계됐다.


▲ 세란병원 제공


이는 2016년 기록한 589만 553명보다 약 13% 늘어난 수준으로 매년 환자 수가 느는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50~60대 환자 수가 384만 8493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발병 월 별로는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12월에 361만 9699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혈압이 정상치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정상 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120㎜Hg 미만이며, 심장이 이완할 시에는 80㎜Hg 미만이다. 보통 혈압이 120~139㎜Hg / 80~89㎜Hg인 경우를 고혈압 전단계, 140~159㎜Hg / 90~99㎜Hg인 경우를 1기 고혈압, 그 이상을 2기 고혈압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데 단계에 따라 고혈압의 치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고혈압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음, 흡연 등 평소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 습관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 젓갈, 찌개 등 짜고 자극적인 음식 역시 혈압을 올리는 요인이 되며 고혈압 약의 효과도 낮추기도 한다.


또한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우리 몸이 외부로의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때 혈액이 지나가는 혈관이 평소보다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겨울철 외출 시 목도리와 두툼한 점퍼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조깅, 산책 등을 되도록 피해야 하며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겨울철 뜨거운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겨울철에는 사우나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다른 계절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샤워를 마무리할 때는 물의 온도를 낮춰 충분히 체온을 내린 뒤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고혈압은 완치되기가 어려운 질병이기 때문에 평소 식생활습관을 교정해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육류 위주의 식단을 채소 위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을 약 10㎜Hg,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 추가로 5㎜Hg 정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하루 30분씩 1주에 5일이상 꾸준히 운동한다면 수축기 혈압을 5㎜Hg 정도 더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1기 고혈압까지는 이처럼 생활습관 교정을 하면서 3개월간 혈압 변화추이를 관찰할 수 있지만 2기 고혈압으로 진단이 되었거나 장기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약물의 선택 및 복용량은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며 임의로 약을 선택하거나 복용 기간을 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우종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혈압은 잠에서 깬 뒤 얼마 되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 높기 때문에 새벽 찬 공기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 혈관에 무리가 가해질 수 있다”며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 위험군에 속하는 경우에는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 혈압 관리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혈압은 전문의의 진찰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주변에 민간요법을 통해 혈압을 조절해 본다거나 임의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