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컵라면·우유 10개 중 6개는 점자 표시 없어

음료와 라면 등의 식품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가 없고, 있더라도 가독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14개 식품 생산 업체의 음료, 컵라면, 우유 총 321개 제품의 점자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9개 업체의 121개(37.7%) 제품만 점자 표시가 돼 있다고 밝혔다.


▲ 한국소비자원 제공

음료 조사대상 7개 업체 중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생산하는 제품의 점자 표시율이 64.5%, 컵라면 조사대상 4개 업체 중에서는 오뚜기 라면이 63.2%로 가장 높았다.

제품 종류별로 살펴보면 음료는 191개 제품 중 49.2%(94개)에 점자 표기가 있었다. 캔은 89개 중 89.9%(80개), 페트병은 102개 중 13.7%(14개)에 점자를 표기해 용기 재질에 따라 차이가 컸다.

컵라면은 90개 제품 중 28.9%(26개), 우유는 40개 제품 중 서울우유(3000㎖)만 점자 표시가 있어 음료에 비해 점자 표시율이 낮았다.

점자 표시가 있는 121개 제품을 대상으로 세부 내용 등을 조사한 결과, 음료(94개) 중 85.1%(80개)가 ‘음료’ 또는 ‘탄산’으로 표시하고 14.9%(14개)만 제품명을 표시하고 있었다.

반면, 컵라면 26개 제품은 모두 전체 제품명 또는 제품명을 축약해 표시했고 우유 역시 제품명을 표시했다.

유통기한은 조사대상 전 제품에서 표시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시각장애인이 구매 후 보관 과정에서 변질된 식품을 섭취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점자를 표시한 경우에도 실제 가독성은 낮았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의 협조를 통해 점자 가독성을 평가한 결과, 78개(음료류 51개, 컵라면 26개, 우유 1개) 제품 중 92.3%(72개)가 가독성 평가에서 ‘중’ 미만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페트병 음료는 점자 촉감이 약하고 점 간격이 넓어서 가독성이 1.04점으로 가장 낮았다. 캔 음료는 캔의 테두리와 점자의 위치가 가까워서 가독성이 낮았고, 컵라면은 용기에 부착된 비닐 포장에 의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소비생활 편의성 제고를 위해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식품 점자 표시 활성화 및 가독성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며 “아울러 식품 점자 표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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