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린 영유아 10명 중 4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1년 약제급여 적정성평가 결과, 연령별 급성상기도감염(감기 등) 항생제 처방률이 영유아(0-6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은 꾸준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2년 73.33%에서 2021년 35.14%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 연령별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에 따르면 영유아의 항생제처방률은(38.92%) 성인(35.85%)보다 높으며 2019년 이후 3년 연속 전연령대 중 항생제 처방률이 가장 높다.
문제는 감기와 같은 급성상기도감염의 경우 대부분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또, 감기는 대부분 10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돼 대증요법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이다. 감기에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항생제 내성과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감기로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연간 평균 6.5회로 다른 연령 대비 약 2~3배 정도 더 많은 영유아는 항생제 처방률까지 높은데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민감하기 때문에 복용 후 이상반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약 위장장애, 설사, 오심, 구토, 피부 발진,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 또는 약사에게 즉시 알려야 한다.
은병욱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이 감기 환자 보호자 중에서는 빠른 치료를 위해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불필요한 항생제를 복용하게 된다면 항생제에 노출된 세균들의 내성이 높아져 정작 세균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는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감기에 항생제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의료진도 항생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감기 치료 중 10일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다른 호흡기 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 항생제 총 처방량은 2019년 기준 23.7DID로 OECD 국가 평균인 17.0DID보다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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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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