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는 방법은 꽤나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공포를 즐기면서 더위사냥에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주로 귀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유형의 사람들은 밤마다 찾아오는 이상증세에 진정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흔히 가위에 눌린다고 표현하는 이 증상은 귀신을 본 것이 아니라, 수면마비를 경험한 것이다.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 상태일 때는 호흡에 필요한 몇몇 근육을 제외하고는 온몸의 근육에 힘이 빠지게 된다. 비렘수면 상태와 렘수면 상태를 오가다 근육에 힘이 빠지는 렘수면 상태에서 각성하게 되면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정신은 말짱한 가위 눌림 상태, 즉 수면마비 증상을 겪는 것이다.
수면마비 증상은 보통 수 초에서 수 분까지 지속된다. 억지로 사지를 움직이거나 타인의 접촉 또는 말을 걸어오면 어느 순간 마비상태가 풀리기도 한다. 주로 정신적 스트레스나 강박증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규칙한 수면습관, 수면부족, 수면·각성주기의 교란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수면마비 증상을 겪고선 귀신을 목격했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포감에서 비롯한 환각 또는 환청이라는 게 전문가의 소견이다.
수면마비는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는 증상이다. 평소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개선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단, 유전적 요인에 따른 가족형 수면마비와 기면증에 동반한 수면마비는 만성화될 가능성이 있어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한 정확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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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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