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산삼, 흔한 홍삼? ‘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종종 억 단위를 호가하는 산삼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중병도 고치는 만병통치약의 이미지는 아마도 이러한 고가의 가격대 덕분인지도 모른다. 비슷한 이름의 홍삼 역시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약 중이지만 산삼처럼 귀하다는 인식은 덜하다. 과연 산삼이 홍삼보다 효과가 좋을까?

산삼에 대한 일화 중 고(故) 정주영 회장의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건강관리에 철저했던 정 회장이 거금을 들여가면서 산삼을 즐겨먹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산삼은 예로부터 깊은 병도 고치는 귀한 약재로 알려져 온 바 있다.


▲ 픽사베이  


하지만 산삼의 본래 이름은 따로 있다. 바로 인삼이다. 사람의 형태를 닮았다는 이유로 붙었다. 조선후기 사람이 공들여 재배한 인삼이 등장하면서 구별을 위해 산삼이라고 부르게 됐다. 따라서 산삼은 자연이 키운 야생삼이란 의미다.

한의학적으로 산삼의 효능은 다양하다. 원기 보강, 면역력 증진, 항암 효과, 당뇨와 혈압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면역력을 높이고 체내 독소 배출과 심장, 폐, 간 등의 장기 기능을 향상시켜 기력을 내게 만드는 약재다.

이러한 산삼의 효능은 사람의 손으로 재배한 인삼과 흡사하다. 다만 산삼의 희소성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에서 홀로 자랐다는 점에 있다. 이로 인해 발견 당시 무게, 색, 모양에 따라 가치를 두게 되는 것이다.

홍삼은 말리지 않은 인삼을 증기에 쪄 익히고 건조시킨 것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홍삼의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혈소판응집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단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4년근 이상의 인삼을 사용하고, 진세노사이드의 총 함유량이 1g당 2.5㎎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다면 산삼과 홍삼(인삼), 어느 쪽이 건강에 더 좋은 것일까? 한의학계 관계자는 “산삼의 효능과 효과는 인정하지만 실제 약재로 쓰기엔 부담스럽다”며 “사람이 재배해 규격화된 인삼의 경우 산삼의 효능과 비슷한 효과를 갖고 있어 증량 등을 통해 사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편 산삼과 홍삼은 복용 전 성분과 함량을 사전에 확인하고 올바른 용법을 지켜야 한다. 특히 기저질환자는 주치의 등의 의료진의 전문적인 조언을 듣기 전에는 함부로 약물 복용을 피한다. 또한 유통과정이 분명하지 않다면 오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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