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균 발견부터 치료제까지…‘세계 결핵의 날’

결핵이라고 하면 으레 기침 또는 재채기하는 환자를 떠올린다. 결핵 중 85% 이상은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이지만 결핵균은 다른 장기에도 감염을 일으킨다. 림프절결핵, 척추결핵, 장결핵 등 감염되는 신체 부위에 따라 폐 외 결핵은 병명이 다양하다.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국제 항결핵 및 폐 질환 연맹(IUATLD)에서 독일의 의사 겸 세균학자인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가 1882년 처음으로 결핵균을 발견한 것을 기념해 1982년에 결핵의 날이 지정됐다.


▲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 1843-1910). 위키제공

결핵은 현재 치료 가능한 질병이지만 지난 200년간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이 10억 명에 이를 정도로 한 때 맹위를 떨쳤던 감염병이었다. 20세기 초반까지 유럽에서는 7명 중 1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결핵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소위 ‘왕의 악(惡)’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결핵에 걸리면 왕실의 손길을 받은 후에나 치유될 수 있다는 믿음 널리 퍼져있던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결핵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부터다. 1720년 영국의 의사 벤자민 마르텐(Benjamin Marten)이 처음으로 결핵의 원인으로 미생물을 지목해 결핵이 전염성을 갖는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이후 로베르트 코흐가 1882년 3월 24일 베를린 생리학 협회에 결핵균을 분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핵이 공기로 감염되는 질병임을 규명했다. 그는 1890년 결핵균의 항원인 투베르쿨린을 발견하고 1905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1921년 알버트 칼메테와 카밀 겔린의 BCG 백신이, 1952년 셀만 왁스만의 스트렙토마이신 및 기타 항결핵 약물이 개발됐다. 하지만 이렇듯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해서 인류가 결핵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WHO에 따르면 매년 세계적으로 140만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국내에서만 매년 2만명 넘는 결핵 환자가 발생해 한국은 OECD 결핵 발병률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결핵 퇴치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편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972년 결핵 치료제 ‘에탐부톨’을 만들어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바이오벤처 기업 큐리언트에서 다제내성결핵치료제 ‘텔라세벡’을 개발해 초기 임상 2상까지 마쳤다. 큐리언트는 지난 해 9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텔라세벡의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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